팔거천 물고기 떼 죽음 - 팔거천 생태 하천정책 내 놓아야

세금낭비와 생태계 파괴하는 팔거천 보와 펌프장 설치 중단해야

[사진=대구 북구청]

 

팔거천이 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11시쯤 팔거천에서 물고기가 떼 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폐사한 물고기가 발견된 구간은 팔거천 진흥교~운암교 구간으로 약 2.7정도다. 폐사한 어종은 메기, 배스, 등 다양했고, 수거된 물고기 사체만 음식물류 폐기물전용수거용기(120) 15~20통으로 약 2t에 달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주민들 내에서는 다양한 추즉이 제기되고 있다. 공장 폐수와 고의적인 행위, 생활 폐수 등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폐수가 원인임을 추정하는 주민들은 동호동 일부와 인접 경북 칠곡군 일부 지역의 공장에서 폐수를 방류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사고 이후 3일이 지났지만 북구청은 아직까지 별다른 원인 규명과 책임소재를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다.

 

북구청은 집단폐사가 발견된 팔거천 일대 4(동천성당 인근 우수박스, 진흥교, 대구시민전문장례식장 인근 농수로)에서 채취한 유지수를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폐사한 물고기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구과학수사연구소에 독성 검사를 의뢰했다.

 

무엇이 팔거천 물고기의 떼죽음을 불러왔는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국가하천인 금호강의 한 지류인 팔거천의 하천바닥은 악취 풍기는 썩은 펄로 뒤덮여 있었다. 수질 최악의 지표종 실지렁이가 무더기로 목격되기도 했다. 거대한 4대강 보로 막혀 죽어가는 낙동강의 썩은 펄에서 본 것을 도심하천 한가운데에 그것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간에서 목격됐다. 그 이후 팔거천 지킴이등 다양한 시민사회가 팔거천 생태하천 만들기에 뛰어들면서 그나마 지금의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북구청의 전시행정에만 매몰된 도심하천 사업의 현 주소로 파악될 수 밖에 없다. 사고 구간은 북구청에서 이른바 '생태하천조성사업'이란 하천정비사업을 시행한 구간이란 점이다. 북구청은 그동안 수백억원을 들여 팔거천에 무엇을, 누구를 위한 생태하천조성사업을 했는지 답해야 한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생태하천을 조성했는데 상류에서는 생활하수와 폐수가 그대로 유입되고 있다. 도심하수가 팔거천으로 그대로 유입되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놔두고, 수로 정비와 산책길, 징검다리, 공원조성과 같은 토건공사 위주의 사업을 벌인 결과인 것이다. 팔거천 생태하천 조성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바로 상류지역에서 오염원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북구청은 지금까지 근본적인 문제 접근보다는 토건공사 중심, 전시행정 위주의 무책임한 지방행정을 펼쳐왔음에 비난받아 마땅하다.

 

팔거천 유역에는 동명과 북구주민 30만명이 살아가고 있다. 하천의 영역 전 구간이 우리가 발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울과 소가 있고 습지가 있으며 자갈과 모래층 등 다양한 형태의 공간이 존재해야 한다. 그 다양한 형태의 공간에 다양한 생명들이 살면서 하천을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북구청의 하천정책, 이대로 좋은가?

 

팔거천은 지금 치수적인 측면에서만 봐도 문제가 많다. 치수의 기본은 물흐름을 원활히 하는 것인데, 물길을 극도로 좁히고 나머지엔 둔치를 만들어 그곳에 인공의 시설들을 집어 넣었다. 이 시설이들이 집중호우 시 물의 흐름을 오히려 막고 있다. 하천은 다양하고 건강한 수생태계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의 하천공사는 수생태계를 회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하천을 마치 공원처럼 만들고 있다.

 

하천의 공원화 사업으로 불러야 할 지경이다. 청계천과 4대강사업이 하나의 전형으로 굳어진 것 같다. 하천정책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지 않으면 지방판 4대강사업은 계속해서 벌어질 뿐이다. 하천을 살아있는 존재로 혹은 다양한 생명이 공존하는 생태 공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천을 단순한 수로로만 보는 시각이 근본적인 문제다.

 

팔거천은 도시에서 마지막 남은 생태 공간이다. 팔거천은 인간에 의해서 밀리고 겨우 생태공간만 남겨두었다. 그런데 그 공간마저 빼앗기고 있다. 물길을 극도로 좁히고 그 안에 각종 시설들을 넣어서 결국 인간의 편의시설로 하천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 하천사업들의 현주소다.

 

지방하천사업들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 그래서 지자체마다 너도나도 하천사업에 달려드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래서 엉터리 하천사업들이 끊이질 않는 이유다. 이런 엉터리 하천사업 때문에 우리 하천이 죽어가고 있다. 도심의 마지막 남은 생태 공간을 제대로 지켜내는 것은 미래세대들을 위한 우리들의 사회적 의무다. 4대강사업식의 지방하천사업들은 이제 그만 종식되어야 한다.

 

북구청은 물고기 떼죽음에 대한 책임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당장 그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또한 팔거천에 대한 새로운 생태하천정책을 수립하고, 세금낭비와 생태계를 파괴하는 팔거천 보와 펌프장 설치를 중단해야 한다

이영재 기자
작성 2021.03.15 14:22 수정 2021.06.1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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