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지난 8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각고의 노력이 있었지만 결국 법 취지를 온전히 담지 못한 채로 통과되었다. 정의당은 통과후 브리핑을 통해 “국민 안전과 생명 존중 사회를 향한 대전환의 포문을 제대로 열지 못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법 제정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주셨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최초 발의했던 고 노회찬 의원의 뜻을 이어 지난해 6월, 강은미 원내대표 대표발의로 21대 국회 정의당 1호 법안으로 이 법을 발의했다. 그러나 8일 본회의에서 처리된 리된 법안은 거대양당의 법안 심사 과정에서 법 제정 취지가 훼손되었다. 법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헌정사상 처음으로 일터의 죽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확인하고, 대한민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아쉬운 첫 발걸음인 것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기까지 국민들의 지지와 더룹어 29일 간 단식을 이어온 김미숙, 이용관, 이상진, 그리고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 비롯해 전국에서 법안 제정 촉구 행동에 함께했다.
정의당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며 “일터의 안전과 국민 생명의 존엄한 가치를 지키는 것은 정의당의 존재 이유와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보완 입법 등을 통해 21대 국회 내에 반드시 제대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는 8일 단식농성단 해단식에서 “이곳 국회에서 한파보다 더 차가웠던 것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태도였다. 유가족들은 ‘다른 사람들은 내 자식처럼 희생되어선 안된다’며 곡기를 끊고 찬 바닥에 앉았지만 거대양당은 중대재해의 정의를 내리는 데에만 꼬박 하루를 보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발의된 지 반년이 훌쩍 지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양당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기업의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는 “국민의힘이 바라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사실은 평범한 사람들의 피눈물 위에 올려진 ‘산재공화국’이라는 점을 이번에도 확인시켜줬다. 더불어민주당은 ‘개혁유예’정당이었다. 전체 중대재해사고의 30%가 벌어지는 5인 미만 사업장을 빼고, 죽음으로 내모는 ‘일터 괴롭힘’은 희생자의 몫으로 내버려두었고, 서른여덟명이 목숨을 잃은 이천 물류창고 참사도 공기단축을 강요한 발주처의 책임은 묻지 말자는 것이 민주당의 최종입장이었습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논의가 시작될 무렵부터 국회를 드나들던 재계의 핵심 민원창구가 바로 민주당이었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은미 원내대표는 “이 법을 국민의 법으로 만들어 대한민국이 생명 존중의 사회로 나아갈 수 있게 함께 힘을 보태주시고 동조 단식으로, 기자회견으로 함께 해주신 국회 밖 유족, 시민사회, 노동계, 학계 등 수많은 분들과 함께 만든 결과”라며 “이 법을 만드는 과정에 제정운동본부를 비롯한 양대 노총, 노동, 법학, 의학 등 각계 전문가들을 비롯한 수많은 염원이 모아져 온 성과로 국민 70%가 찬성하는 국민의 법이 되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강 원내대표는 또 “5인 미만 사업장 제외 등을 비롯한 열악한 현장의 노동자들이 더 이상 다치거나 죽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이 법 다음의 과제를 노정해야 한다”면서 “완전히 다른 대한민국은 국민의 목숨을 헐값으로 치부하지 않고, 기업과 정부가 방조하고 있는 산업재해 공화국을 벗어나고자 하는 담대한 결정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숙 이사장(고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은 “용균이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을 때, 누군가 미리 나섰더라면 우리 아들 죽지 않았을 거라고 원망했다. 왜 아무도 안 나섰는지, 그동안 그렇게 많이 죽었는데. 그래서 저는 절대로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정말 저 한 몸으로라도 부르짖고 외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만들려고 그동안, 2년동안 애를 써왔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또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일처럼, 다른 사람이 아닌 본인들의 일이라고 생각한 것처럼 너무나 협조를 많이 해주셨다. 용균이 때처럼 계속 저한테 관심을 가져주셨다. 너무나 고맙다”며 “그렇지만 법 통과되고 한편으로 우리 유족들 울었다. 아무리 이렇게 노력해도 우리 자식들 돌아오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 살리겠다고 30일 가까이 끼니를 굶어가며 우리를 죽여왔다. 왜 사람 살리는데 국가에서, 나라에서,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서 사람 죽는 거 막아야 되는데 오히려 국회에서 막고 나라에서 막고 있다. 참 비참한 현실이다. 그렇지만 우리 국민들이 이렇게 똘똘 뭉쳐서 하니깐 만들어졌다. 앞으로도 다시 몸 추스리고 다시 이 법의 허술한 점, 보완하려고 또 다시 뛰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용관 이사장(고 이한빛 PD 아버지)은 “함께 싸워주신 정의당 의원들과 당직자, 무엇보다도 밖에서 단식농성과 동조단식에 참여하신 모든 분과 지지 응원으로 함께 하신 노동자와 시민들, 모든 분들의 한파를 녹인 투쟁의 힘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었기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소감을 표시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해 12월 7일은 용균이의 26번째 생일이었으며 돌아오는 이번 달 24일은 한빛이의 32번째 생일이다. 한빛이와 용균이에게 생일 선물로 산업재해와 시민재해로 돌아가신 모든 영혼들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바친다”고 눈물어린 소회를 밝혔다.
이상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이 자리까지 결의를 모으는 과정에서 가장 아픔을 크게 갖고있는 유가족분들이 제일 선두에 서서 죽은 가족이 돌아오진 않지만 다른 생명들을 구하기 위해서 맨 앞장선 이용관 아버님, 김미숙 어머니 그리고 2차 단식에 결합했던 유가족 분들 정말 고개숙여 존경하고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비록 구멍이 숭숭 뚫린 법안이다. 하지만 이만큼 오기에도 너무나 오랜 세월이 걸렸다. 첫 술에 배부를거라는 생각 1도 하지 않았다. 또 수많은 과제를 남겼다. 저희들은 다시 추스르고 아직 구하지 못한 5인 미만 사업장의 일하는 노동자들을 그 아귀 지옥에서 구출하기 위한 더 크고 더 넓은 투쟁을 준비하겠다”며 “앞으로 더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함께 힘을 합쳐 싸웠으면 좋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