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산업재해 책임 하청업체 떠넘기면서 물질적, 사회적 면죄부 누리게 해서는 안 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정의당 농성장의 단식이 14일째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임시국회 내 법 제정을 약속했음에도 의사 일정 합의는 고사하고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거대 양당이 만나서 일정을 합의해야 하지만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거대양당 간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단식농성자들이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다. 정의당은 단식하는 분들의 절박함과 간절함 그리고 단식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지금이라도 국회 의사 일정 합의를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과 관련, 각 정당과 업계에서 중대재해에 대한 과도한 처벌 등 인식에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정의당 김응호 노동본부장의 입장을 들어 본다.

 

<50인 미만 사업장 시행시기 유예와 다중이용업소 등 법 적용제외 문제에 대해>

 

정의당 노동본부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해 재계와 일부 정치권의 주장에 대해 반박 논평을 내고 있다. 첫 번째로 재계의 중대재해에 대한 인식과 과도한 처벌주장에 대해 비판 논평을 냈으면, 두 번째로 50인 미만 사업장 시행시기 유예와 다중이용업소 등 법 적용제외 문제에 대해 비판하고자 한다.

 

첫째로, 50인 미만 사업장 시행시기 유예는 결국 98.8%의 사업장을 유예시키고 1.2% 사업체만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재계와 여당은 제정법이 중소기업과 영세업체를 더욱 어렵게 하기에 50인 미만 사업장은 시행 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올바른 접근법이 아니다.

 

20209월까지 사고재해의 79.1%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되었다. 사고재해 중 53.5%가 건설업이고 50인 미만 사업체가 94%가 차지하고 있어 대다수 건설시공사는 적용제외 될 것이다. 따라서 50인 미만 사업장 시행시기 유예는 이 법을 1.2%만 적용되게 한다.

 

중재법의 입법 취지는 중대재해를 막고자 하는데 있으며, 특히 비용 때문에 생명과 안전을 경시하고 하청 등 중소기업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데 있다. 중소영세 사업장 사망 등 대부분의 중대재해가 중소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에게 집중되고 대부분의 설비, 공정진행, 작업허가 등은 원청에게 권한이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중소하청업체만 처벌되던 법리적 한계를 바로잡아 원청 대기업을 처벌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오히려 50인 미만 사업장 시행시기 유예 시 1.2%를 제외한 대다수의 사업장이 제외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업장 규모별 차별적 유예보다는 시행시기를 일정 정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유예는 공동의무를 지도록 규정하고 있는 원청의 책임 또한 면하는 불합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둘째, 더 이상 대기업들이 산업재해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넘기면서 물질적, 사회적으로 면죄부를 누리게 해서는 안 된다.

 

재계는 하청이 만든 중대재해를 원청이 책임지는 것은 연좌제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또한 올바른 인식이라 할 수 없다. 지금 재계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끊임없이 발생하는 산재사망 사고에 대한 방지대책을 수립하는 것이지 연좌제 운운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은 원청에 공동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부과하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이를 반영한 특별법으로 제안되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연좌제라면 개정산업안전보건법도 형법상 책임주의를 위반한 것이 되므로 부정될 수밖에 없다.

 

20154월 영국 에식스에서도 노동자 추락에 대해 원, 하청 모두 위험을 만든 주체로서 처벌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여전히 원청의 책임을 소홀히 하고 있다. 20175월 발생한 삼성중공업 크레인 충돌 사고와 201910월 발생한 경동건설 하청 노동자 사망 사건에서도 원청은 안전관리에 책임이 없다며 면피해 나갔다.

 

올해 11월 광양과 12월 포항에서 연이어 사망사고가 발생한 포스코, 그 동안 악명 높을 정도로 끊임없는 사망사고가 발생한 현대중공업 등의 사망사고 원인은 바로 불법과 편법의 하청하도급에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셋째, 국민의 안전과 다중 참사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에 예외가 있을 수는 없다.

 

정치권과 재계의 일부에서는 생계형 자영업자, 소규모 소상공인, 다중이용업소까지 규제하는 것은 과도하므로 법 적용에 예외를 둬야 한다고 말한다. 경제 생태계에서 중소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감안하면 충분히 공감이 가는 지적이기는 하나, 이 문제와 재해 발생 대책과는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선 밝힌다.

 

중소자영업자들의 경우 중재법과 무관하게 이미 20개 업종의 다중이용업소가 11개 법률의 적용을 받고 있다. 새로운 법률 제정으로 고통을 가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대한 특별법 등에 기초하여 중재법에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중재법으로 영세자영업자들만 고통을 받고 원청은 법망을 빠져 나가기 때문에 그 원청을 처벌하라는 것이 이 법의 취지이다.

 

특히 화재사고는 소방시설의무와 안전의무 위반으로 인한 다중참사로 많이 일어난다. 2012년 부산서면 노래방 화재,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2018년 국일 고시원 참사 등의 사례만 놓고 보더라도 안전대책 마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화재사고 예방을 위한 소방시설 의무와 시설물 등의 안전의무 위반으로 인한 다중 참사까지 법을 적용하지 않은 것은 문제이다. 수십명의 청년들이 업소의 안전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사망하는 경우 이 법에 따른 처벌은 당연한 조치인 것 아닌가. 오히려 국가 또는 지자체의 안전보건조치 비용지원을 통해 안전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영재 기자
작성 2020.12.23 17:17 수정 2020.12.2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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