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눈-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죽지 않고 일하기 위해 죽도록 싸워야 하는 이 야만의 시간을 멈춰 주십시오.
단식 노숙 농성 10일 차입니다. 여의도 칼바람에 하루가 다르게 몸도 마음도 힘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자식을 잃은 후, 삶이 멈췄다는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님과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님은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을 누르고, 영하 10도를 웃도는 추위와 싸우며 단식을 하고 계십니다. 죽지 않고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인권의 가장 기본인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세계 경제 12위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유가족이 단식까지 해야 합니다.
1년에 10만 명의 노동자가 일하다가 다칩니다. 2000여 명의 노동자가 일하다가 죽습니다. 산재로 신청하지 않는 노동자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은 노동자가 죽고 다치고 그 후유증으로 평생을 불편하게 살아갑니다. 10년이면 100만 명이 다치고, 2만 명이 죽습니다. 11월 한 달 동안만 52명이 일터에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국회 안팎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간절하게 호소하는 동안에도 사고는 잔인하게도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추돌, 추락, 전복, 깔림, 질식, 끼임, 협착, 감전, 폭발.
그저 사고의 시간과 장소만 바뀔 뿐, 사고의 형태는 무섭도록 반복되고 있습니다.
노동자가 죽어도 단 0.5%만 실형을 선고받고, 450여 만 원의 벌금만 내도 되는 상황이 초래한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노동자의 생명은 기업의 영업 이익보다도 더 하찮은 것입니까? 죽어도 되는 목숨이 있습니까? 이 법이 만들어지면 기업의 활동이 위축된다며 반대하는 말이 무성합니다. 그래서 기업 활동을 위해서는 노동자의 죽음은 감수하라는 이야기입니까? 오늘도 평택 물류창고에서 일하던 세분의 노동자가 추락사했습니다. 두 분은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이라고 합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여야 정치권에 간절히 호소합니다. 이제 이 끔찍한 죽음의 행렬을 멈추게 해주십시오. 위험을 줄이고 재해를 예방하는 것은 기업 윤리와 최소한의 상도덕의 문제입니다. 생명과 인권보다 경제적 이익이 결코 우선할 수 없다는 민주주의에 관한 사항입니다. 노동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유지되는 야만의 시대는 끝내야 합니다.
국민의힘에게 요구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문제를 대여 기싸움의 희생양으로 삼지 말아주십시오. 비대위원장의 약속과 자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여론에 밀려 어쩔 수 없었던 정치적 제스처가 아니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십시오.
더불어민주당에게도 요구합니다. 집권 여당은 180여 석에 가까운 의석을 국민들이 몰아준 것이라는 기개로 21대 국회를 운영해 왔습니다. 그런데 왜 생명과 안전을 위한 법안 앞에서는 머뭇거리는지 많은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게 됐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야당을 핑계 삼아 더 이상 의사일정을 늦춰서는 안될 것입니다.
국회의장님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이전에 소위원회와 상임위 논의가 될 수 있도록, 31일 이전에 원포인트 국회가 열릴 수 있도록 의사일정을 협의해 줄 것을 간절한 마음으로 요청합니다.
갈수록 날씨가 추워지고 있습니다. 단식을 이어가고 계시는 유가족분들의 체력도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연말에는 이분들이 따뜻한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새해를 맞이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길 바랍니다. 연내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나서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