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북구뉴스 칼럼>지난 1일 국회 행정안전위가 ‘공무원 노동조합 해직자 등의 복직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실망스러울 뿐이다. 이번 특별법에는 목적 또한 조합원 대량해고에 대한 반성과 피해자에 대한 치유가 빠져 있다. 전공노 조합원에 대한 해고는 국가에 의한 부당해고다. 그래서 부당해고에 있어 노동법의 원칙은 해고자의 원상회복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행안위를 통과한 법안에서는 반성과 치유를 찾아볼 수 없다. 이 법안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 조합원에 대한 정부의 징계가 적법하다는 전제에서 특별 구제를 하고 있을 뿐이다. 법안에는 명예회복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정부 말대로 징계가 그토록 정당하다면 해직자의 명예는 왜 회복하려는 것인가? 16년 전 공무원노조 해직 당시, 미성년자 성추행 공무원도 정직, 10억 공금을 유용한 공무원도 정직만 받았다. 하지만 전공노 조합원들은 노조 활동 참여를 이유로 해직, 파면되어 공직에서 배제됐다. 국가의 과도한 징계권 행사에 대한 반성이 없다면 특별법에 존재하는 명예회복이라는 단어는 장식에 불과할 뿐이다.
전공노 조합원 부당해고 사건의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 정부는 OECD 가입 당시 약속한 공무원노조 합법화 약속을 어겼다. 또한 ILO 기본협약 비준 등을 늦춰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지 않았다. 이번 행안위 의결 법안은 전공노의 법외노조 기간을 해직자의 경력 인정에서 제외하여 위헌적인 ‘노조 아님’ 통보 제도를 도리어 합법화 했다. 이 문제는 단순히 해직자의 보상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헌법과 노동기본권 문제다.
그간 정부와 여당은 전공노는 전교조와 달리 법외노조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을 취하해 사정이 다르다는 말만 반복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 9월 3일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소송에서 법외노조 통보의 근거법령인 노동조합 시행령 제9조 제2항에 대해 “법률의 위임 없이 법률이 정하지 아니한 법외노조 통보에 관하여 규정함으로써 헌법상 노동3권을 본질적으로 제한하고 있으므로 그 자체로 무효”라고 판시했다.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처분은 그 절차에 하자가 있어 위법인 것이 아니라 해당 법령 조항 자체가 헌법상 ‘법률 유보’의 원칙을 어긴 위헌이므로 무효라는 것이다.
지난 97년 해당 조항이 생긴 이후 법외노조 통보의 사례는 노조법 시행령 9조 2항이 적용된 경우는 단 3건만 존재했다. 그 3건 중 2건이 바로 2009년 전공노와 2015년 전교조 건이다. 결국 법외노조 통보는 헌법을 위배한 법령을 이용한 지극히 정치적 사건이며, 전교조와 전공노의 사정은 조금도 다르지 않다. 전교조는 조합원 9만명 중 9명의 해직자를 이유로, 전공노는 조합원 10만명 중 4명의 해직자를 이유로 법외노조가 됐다.
또한 전공노에서는 법외노조 통보 이후 전교조와 마찬가지로 노조 전임자 활동을 계속하다가 4인의 공무원이 추가로 해고되는 일이 벌어졌다. 반면 지난 9월 대법 판결 이후 노동부는 전교조에 대한 ‘노조 아님’ 통보를 즉시 직권 취소하면서 법외노조 통보 이후 전임 활동으로 교원 지위가 상실된 조합원의 교원 지위를 원상회복 시킨 바 있다. 하지만 전공노의 전임 관련 해직자들은 여전히 해직 상태이다. 노동부는 전공노가 이미 2018년 신고 서류를 보완하고 설립을 완료해 2009년 당시 ‘노조 아님’ 통보를 취소한다고 해도 실익이 없다고 하고 있지만 ‘노조 아님’ 통보로 인한 피해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노조 아님’철회를 거부하는 상태에서 지난 2009년에서 2018년까지 전공노의 법외노조 기간을 경력에서 제외하는 이번 법안까지 통과된다면 해직자의 피해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전공노 해직자들은 이번 특별법 통과 이후에도 전교조와 달리 해고 기간 중 단 4년 8개월만을 경력으로 인정받게 된다. 우리 헌법 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하고 있다. 위헌적 법령을 바로 잡는 조치의 효과는 전교조나 전공노나 모두 공평해야 한다.
하지만 국회 행안위는 위헌적 노조법 시행령 9조 2항을 그대로 인정하는 법률을 통과시키는 선택을 했다. 법외노조 기간만 경력으로 인정하자는 문구는 남기되, 다만 구체적 기간 부분을 삭제해야 한다. 향후 정부의 ‘노조 아님’ 통보 직권 취소나 시행령 폐지 및 개정시 경력이 인정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행정부의 위헌적 하위법령을 그대로 인정하는 국회의 입법이 과연 삼권분립과 법적 안정성을 지키는 길인지 묻고 싶다. 비록 대법원의 위헌 심사는 헌법재판과 달리 위헌법령에 대한 즉각적인 효력 정지를 가져오지 않고 당해 사건만 효력을 갖지만, 국회는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헌법을 위배한 행정부의 법령과 그 조치를 바로잡는 노력을 해야한다.
그것이 헌법이 우리 국회에게 부여한 ‘견제권’일 것이다. 위헌법령을 그대로 인정하는 법률 제정은 국회의 권위와 권한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자 직무 유기다. 더구나 21대 국회는 해직자의 노조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는 ILO 비준 동의안과 관련법 개정을 논의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비준하고 국회가 비준 동의를 준비 중인 ILO 기본협약과 완전히 모순되는 법안이 버젓이 통과된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전공노 해직자들은 현장에 빠르게 복귀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명예롭게 그리고 정의롭게 복귀해야 한다. 국회가 노동기본권을 무시했던 과거 행정부의 잘못과 위헌 법령에 면죄부를 준다면 결국 현장에 더 큰 갈등을 불러올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