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의 한 딥테크 기업이 홍수와 쓰나미, 해안 침수 속에서 사람을 살리겠다며 물 위에 떠 있는 생존 캡슐을 내놓았다. 금속 외피와 특수 발포 충전재로 가라앉지 않도록 설계했고, 안전벨트가 달린 좌석 넷과 식수·식량 보관 공간, 구명조끼, GPS 추적 장치를 갖췄다. 구조대가 닿을 때까지 마지막 피난처가 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캡슐은 아직 실제 재난에서 시험된 적이 없다.
2011년 3월, 일본 도호쿠를 덮친 지진과 쓰나미는 1만 5천 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갔다. 세계에서 가장 재난에 대비된 나라조차 파도 앞에서 무력했다. 이 참사가 한 사람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프랑스 기업 모멘텀 테크놀로지스를 세운 세드릭 쇼파다. 대피로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구조가 제때 오지 못하는 상황, 바로 그 마지막 몇 초를 위한 피난처를 그는 상상했다. 그렇게 '라이프파즈'(LIFEPODS)라는 캡슐 계열이 태어났다.
이번에 공개된 모델은 물을 위한 W-01이다. 알루미늄 5083 합금을 두 겹으로 두른 이중 외피 구조이며, 바닥은 두께를 배로 늘려 떠내려오는 바위와 잔해를 견디도록 했다. 발포 충전재는 단열과 화재 저항, 부력을 동시에 맡는다. 회사는 캡슐이 떠밀려 다녀도 가라앉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가격은 약 4만 유로. 개인보다는 정부와 민방위 조직, 발전소 같은 핵심 시설을 겨냥해 만들었다. 무게가 가벼워 위험 지역에 빠르게 배치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회사는 이 캡슐을 올해 파리의 비바테크와 유로사토리 무대에서 처음 실물로 선보였다.
발상 자체는 새롭지 않다. 미국 시애틀 인근의 서바이벌 캡슐은 2011년 이후 구형 알루미늄 피난 캡슐을 만들어 왔고, 일본에만 여러 대를 팔았다. 항공 엔지니어 줄리언 샤프가 세운 이 회사의 고객은 세계에 400명가량이다. 캡슐이라는 발상이 태평양을 건너 프랑스로, 다시 실험대 위로 옮겨 온 셈이다. 다만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모멘텀 테크놀로지스는 캡슐의 사용 장면을 실제 촬영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만든 홍보 영상으로 보여 준다. 흰 캡슐, 열린 해치, 달려오는 아이들, 부풀어 오르는 파도. 그 화면은 매끈하지만, 아직 현실에서 검증된 장면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