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바이트댄스(ByteDance)의 행보는 단순한 서비스 개편을 넘어 AI 사업의 방향 전환을 보여준다. 더우바오(豆包)는 전문가용 유료 서비스를 출시했고, 해외에서는 대규모 자금 조달 추진 소식이 전해졌다. 이어 량루보(梁汝波) CEO는 전 세계 임직원에게 전사 메시지를 보내 AI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기업 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컴퓨팅을 통해 지능을 얻고, 지능을 통해 창의성과 경험을 향상시킨다." 이 한 문장은 AI를 하나의 신사업이 아니라 회사 전체 전략의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실제로 바이트댄스는 최근 수년간 신규 사업을 줄이는 대신 AI 모델 개발과 컴퓨팅 인프라 투자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그렇다면 바이트댄스는 왜 지금 AI 전략을 다시 정비하고 있을까.
답은 AI 산업의 구조에 있다. 성장하는 AI, 그러나 수익은 아직 멀었다는 사실이다. AI 서비스 이용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화산엔진(火山引擎, Volcano Engine) 사장 탄다이(谭待)가 지난 6월 베이징 FORCE 컨퍼런스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6월 기준 더우바오 대형 모델의 일일 토큰 호출량은 180조 회를 기록했다. 출시 초기와 비교하면 1,500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지난 1년 동안에만 10배 이상 확대됐다. 더우바오 앱의 일일 활성 이용자(DAU)는 2억 명을 넘어섰고,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약 3억4,500만 명에 달한다. 이용 규모만 놓고 보면 더우바오는 중국을 대표하는 생성형 AI 서비스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여기서 AI 산업의 역설이 시작된다. 이용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수익은 그만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는 막대한 컴퓨팅 비용을 계속 감당해야 하는 산업이다. 모델이 많이 사용될수록 추론 비용도 함께 증가한다. SCMP(South China Morning Post)는 바이트댄스가 올해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2,000억 위안(약 300억 달러)으로 확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말 검토됐던 1,600억 위안보다 최소 25% 늘어난 규모다.
블룸버그 역시 바이트댄스가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최대 7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2027년에는 1,000억 달러까지 확대하는 시나리오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시에 약 200억 달러 규모의 해외 차입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산업에서 이용자 증가가 곧 수익 증가를 의미하지 않는 이유다. 더우바오 유료화는 시작일 뿐이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바이트댄스는 지난 6월 24일 더우바오 프로페셔널 버전을 출시했다. 월 68위안, 200위안, 500위안 등 세 단계 구독 상품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유료화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기대만큼 뜨겁지 않았다.
일부 시장조사 자료와 중국 경제전문지 종차이왕(中财网)에 따르면 2026년 5월 더우바오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전월보다 1.81% 감소한 약 3억3천만 명으로 집계됐다. 약 600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서비스 출시 이후 처음 나타난 월간 감소세다. 물론 이 수치는 외부 조사기관의 추정치이며 바이트댄스의 공식 발표는 아니다.
그럼에도 하나의 사실은 분명하다. 무료 서비스에 익숙한 일반 이용자들이 생성형 AI에 지속적으로 비용을 지불할 것인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결국 돈은 기업에서 나온다. 인터넷 산업의 역사는 이미 답을 보여주고 있다. 검색도, SNS도, 숏폼 플랫폼도 결국 광고와 전자상거래, 기업 마케팅 예산을 통해 성장했다. 개인이 서비스를 사용했지만 비용을 부담한 것은 기업이었다. AI 역시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중국에서도 AI 서비스 구독만으로 대규모 수익을 만든 사례는 아직 드물다. 해외 역시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은 빠르게 높아졌지만 유료 구독 전환율은 기대만큼 높지 않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AI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시장은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 기업 고객이다.
바이트댄스가 선택한 해답은 화산엔진이다. 이 같은 전략 변화는 화산엔진(火山引擎·Volcano Engine)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기존 클라우드 기업이 서버와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 등 인프라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구축했다면, 바이트댄스는 대형 언어모델을 플랫폼의 중심으로 옮기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와 에이전트, 개발도구는 물론 더우바오, 코우쯔(扣子), TRAE, 지멍(即梦)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하나의 기업용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전략이다. 궁극적으로는 AI 모델을 기업 현장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MaaS(Model as a Service)를 확대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B2B 시장은 소비자 시장과 전혀 다른 경쟁이다. 기업은 모델 성능만 보고 서비스를 선택하지 않는다. 기술 지원, 보안, 시스템 통합, 유지보수, 산업별 구축 경험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미 알리바바 클라우드와 텐센트 클라우드가 오랜 기간 시장을 구축해 온 만큼 화산엔진 앞에는 여전히 높은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결국 AI 모델의 성능보다 고객 신뢰와 산업 현장에 대한 이해가 경쟁력을 결정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량루보 CEO의 전사 메시지는 단순한 조직문화 개편이 아니다. '높은 수준의 일을 하라.', '높은 목표를 설정하라.', '현장에 깊이 들어가라.' 등 이 세 가지 원칙은 AI 시대에 맞춰 조직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AI 산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장기간의 고객 확보가 동시에 요구된다. 제품 중심 조직에서 고객 중심 조직으로, 빠른 실험 문화에서 장기적인 서비스 조직으로 전환하지 못하면 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AI 경쟁의 승부는 이제 상업화다. 생성형 AI 초기 경쟁은 누가 더 뛰어난 모델을 만드느냐였다. 그러나 시장은 이미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이제는 누가 더 많은 기업의 업무에 AI를 연결하고, 실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결정한다. 더우바오 유료화는 그 출발점일 뿐이다. 바이트댄스의 진짜 승부는 화산엔진을 중심으로 얼마나 많은 기업의 업무를 AI로 전환하고 산업 현장에 안착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AI 산업의 다음 승자는 가장 뛰어난 모델을 가진 기업이 아니라 가장 많은 기업의 업무 방식을 바꾸는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은 결국 상품이 되고, 상품은 결국 시장에서 평가받는다. 바이트댄스가 AI를 통해 증명하려는 것도 바로 이 단순한 원칙이다.
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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