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활하는 지정학의 망령, 더 위험한 자유한국당'

평화의 원칙 확고하게 다지고 다자간 협력의 길 모색해야

입력시간 : 2019-07-25 11:37:35 , 최종수정 : 2019-08-04 20:00:49, 이영재 기자

 

어제는 몹시 혼란스러웠습니다. 러시아 조기경보기가 독도 상공인 것을 모르고 진입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우리의 10차례 통신 시도까지 무시한 걸 보면 분명 우리를 압박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게 합니다. 우리 군은 적법하고 의연하게 대응했습니다. 그러나 두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굳이 우리를 자극하려는 이유가 뭔가? 그리고 왜 지금인가?

 

지금 한반도 동쪽에서 벌어지는 정세는 1차 대전 전야와 비슷합니다. 그 당시 유럽은 100년의 평화를 누려오면서 경제적으로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었으나, 공동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안보협력체가 존재하지 않았고, 무정부 상태의 혼란에 놓여 있었습니다.

 

100년 동안 전쟁을 막은 빈 체제는 세력균형 체제였습니다. 그런1871년 독일 제국의 출현으로 유럽의 질서가 재편되면서 불안이 고조되었으나 비스마르크 퇴진 이후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국제 공조체제가 실종되었습니다.

 

세르비아 청년이 오스트리아 황태자를 암살하는 사건이 터지자 지역 정세는 극도로 악화되었고, 이윽고 전쟁으로 나아갔습니다. 아무도 전쟁을 원치 않았으나 모두가 전쟁에 빨려 들어가는 이상한 전쟁, 그래서 침략자 없는 전쟁이라고도 불립니다.

 

전쟁의 진짜 주범은 유럽의 무정부상태와 무능한 정치인들이었습니다. 끊임없이 불안감을 고조시키니까 안보가 불안해지고, 타국으로부터 공격을 받기 전에 먼저 군사행동을 해야 한다는 조급증을 불러일으킨 소위 안보주의자들입니다.

 

독일 총참모부의 작전계획 17'슈리펜 계획', 이를 맹신한 빌헬름 2, 그리고 국가주의의 열풍 등입니다. 비스마르크가 건재했다면 정치술과 외교로 극복했을 것이지만 그마저도 실종되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오스트리아에 대한 독일의 동맹논리는 분쟁로 치달은 침략의 사상이 되었습니다.

 

어제 자유한국당은 우리 안보가 다 무너졌다며 마구 불안 심리를 조장했습니다. 오늘은 나경원 대표가 중러가 한미일 삼각공조가를 파고들어 자유동맹의 고리를 끊으려 한다, 러시아의 독도 침범을 명분으로 문재인 정부의 단호한 대일 대응에 찬물을 끼얹고 나섰습니다그리고 구한말을 인용하며 우리 안보가 다 망했다고 하니 답답할 노릇입니다. 참으로 소아적인 발상이자, 안보에 대한 단견입니다. 일본에 투항하자는 주장입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을 업신여긴 계기는 바로 박근혜 정부 시절의 사드 배치와 이를 추동시킨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그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연대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이게 바로 동아시아 세력균형에 변동을 가져왔고 지정학의 부활을 예고했습니다. 사드 배치 이후 한·, ·러 간에는 고위급 전략대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 국방부 장관이 중국 방문도 중단된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공군의 방공통제센터(MCRC)와 중국 동부 군구 간의 핫라인은 사드 배치 이후 먹통이 되었습니다. 군 사령부 간의 상호방문이나 자매결연도 끊어져 버렸습니다. 극동의 러시아 우주항공군 사령부와의 직통 전화도 없습니다.

 

2016년에 사드 배치가 결정될 시점에 시진핑과 푸틴은 긴급 회동을 하여 미국의 패권전략에 대응한 전략적 연대를 천명하였습니다. 그 이후 한반도 인근에서 중·러 합동훈련이 본격화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어제 독도 상공에서의 군사적 대치는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지정학적이고 구조적인 요인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 촉진자가 바로 박근혜 정부였습니다. 그 후예인 자유한국당은 이러한 구조적 대치를 완화시키기는커녕 더 강화하자고 합니다. 그 명분으로 북방으로부터의 안보 위협을 내세웁니다. 그러니 자유한국당이 이제 와서 우리 안보가 다 무너졌다고 호들갑 떠는 것은 불순합니다.

 

·러의 군용기 들어왔다고 한미일 공조를 다지자는 어설픈 동맹 논리 역시 분쟁을 초래하는 위험한 주장입니다. 그게 바로 오스트리아에 대한 동맹 논리로 프랑스를 침략한 독일의 사상입니다.

 

지금은 평화의 원칙을 확고하게 다지고 다자간 협력의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런데 자한당은 그런 주장을 할 줄 모릅니다. 그저 입만 열면 동맹, 한미일 공조 만능주의자들입니다. 참으로 딱한 일입니다.<김종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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