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알콩달콩]부엌에서 무겁고 투박한 압력솥이 김을 내뿜고 요란한 소리를 낸다. TV프로그램을 한참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방해가 된다. 한참 TV를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쇼파에 같이 빈둥거리던 아빠와 남동생은 놔두고 엄마는 나를 가리켜 숟가락을 놓으라 하신다.
압력솥 안에 정체는 엄마표 새빨간 고춧가루 가득한 닭도리탕. 잘익은 감자와 양파에서 베어나오는 국물맛이 일품이다. 닭다리 두 개는 아빠하나, 남동생하나. 아무런 대화 없이 입으로는 닭고기를 넣고 눈은 TV를 향한채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TV속 장면들을 보며 한참을 웃는다.
닭 한 마리를 그렇게 순식간에 해치운 우리는 또다시 누워 빈둥거린다. 먹고 바로 빈둥거린 기억은 있지만, 그 많은 설거지를 내가 한 기억은 없다. 그 무겁고 투박한 압력솥을 엄마가 설거지하고 그제서야 같이 쉬셨겠지.
어쩌다 지금은 고기를 먹지 않게 되었지만, 가끔 어디서도 사 먹을 수 없는 엄마가 만들어준 닭도리탕이 기억난다. 힘든 농사일을 하고 돌아와 쉬지도 못하고 음식을 뚝딱 차리셨던 엄마. 숟가락 놓는게 뭐가 그리 대수였는지, 남동생은 안시키고 나한테 시킨다고 입이 나온 나. [글쓴이:백소현은 환경과 풀뿌리지역정치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는 청년 정치인이다]







